< 글로벌 반도체 전쟁의 승자는!! >
페이지 정보
25-12-10 10:35 지비산업정보원본문
인공지능 시대, 전 세계가 경쟁하는 또다른 전쟁이 바로 반도체 제조업
이 반도체 제조업을 키우기 위한 ‘쩐의 전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부활’을 외치며 마구 내달리는 일본, ‘반도체 제조국’ 문턱에 이제 막 선 인도, 오일머니를 내세운 아랍에미리트까지.
특히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가파르게 성장한 중국 반도체 기업의 최근 기세는 무서울 정도입니다. 왜 각국이 지금 반도체에 이렇게까지 사활을 거는 걸까요. 오늘은 글로벌 반도체 쩐의 전쟁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아무 나라나 갖지 못한 산업, 첨단 반도체 제조. 이를 향한 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1) 일본의 반도체 부활
“정부가 추진하는 위기관리 투자의 핵심이며, 국가의 이익을 위해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국가적 프로젝트입니다.”
지난 11월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산업성 장관이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의 제 2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죠. 라피더스가 뭐길래 이렇게까지 비장한가 싶은데요. 위탁생산, 즉 파운드리를 전문으로 하는 반도체 기업입니다. 토요타·키옥시아·소니·NTT 등 일본 대기업 8곳이 공동으로 2022년 설립했죠. 사실상 일본 정부가 대기업들을 동원해서 만든 신생 ‘반도체 연합군’입니다.
일본은 이미 2000년대 초반, 반도체 미세화 경쟁에서 탈락했습니다. 현재 일본에선 40나노짜리 범용 제품만 양산할 수 있죠. 그런데 일본에서 대가 끊긴 지 오래인 미세공정 파운드리 산업을 되살리겠다고 국가가 깃발을 들고 나선 겁니다. ‘일본의 TSMC’를 만든다는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요.
‘반도체 부활’의 마지막 희망, 라피더스의 성공에 일본 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요. 일본 언론은 제2공장 건설에 정부 지원과 대출 보증, 민간기업 출자로 2조엔(약 19조원) 이상이 들 거라고 전망했죠.
솔직히 성공 확률 면에서 여전히 무모한 도전 같아 보이는데요. 다카이치 사나에 정부는 ‘첨단 반도체는 경제 안보의 문제’라고 강조합니다. 그만큼 진심이고 집요한 거죠.
2) 인도의 반도체 제국 건설
“21세기 디지털 다이아몬드”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인도, 인도는 반도체 설계 분야에선 역량이 상당한 나라입니다. 인텔, AMD 같은 글로벌 기업이 연구개발 센터를 운영 중이니까요. 전 세계 반도체 설계 인력의 20%(약 12만5000명)가 인도에 있습니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반도체를 21세기의 “디지털 다이아몬드”라고 칭합니다. 20세기에 “검은색 금”으로 불리던 석유와 맞먹는다는 뜻인데요. 그는 이렇게 강조합니다. “지난 세기는 석유가 지배했지만, 이젠 (세계 경제가) 작은 반도체 칩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는 인도와 함께 반도체의 미래를 건설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인도는 ‘반도체 자립’이라는 꿈에 서서히 도달해 가고 있다.
그래도 인도 정부의 의지만은 확고해 보입니다. 인도의 싱크탱크 탁샤실라 연구소의 프라나이 코타스타네 부소장은 인도 같은 큰 나라가 반도체 육성에 자원을 대대적으로 쏟아붓는 건 당연하다고 평가하죠. “이러한 노력이 없다면 인도는 단순히 경기에서 밀려나는 게 아니라, 경기장에 들어가지도 못할 겁니다.”
3) 중동에 반도체 제조 허브를?
반도체 제조국이 되려는 야망에 불타는 부자나라도 있죠. 바로 중동의 석유 부국 아랍에미리트(UAE)인데요.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 중인 UAE는 반도체 제조 거점이 되겠다며 해외 기업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UAE의 가장 큰 강점은? 단연 자본력입니다. 총 2조4900억 달러(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위)에 달하는 막대한 국부펀드를 보유한 나라니까요.
또 풍부한 에너지, 물류 인프라, 규제 유연성 역시 UAE가 가진 장점으로 꼽히는데요. “UAE는 대규모 장기 전력 공급이 가능하고, 세계적 수준의 항만과 공항이 있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미국 중동연구소의 모하메드 솔리만 선임 연구원)는 점에서 높이 평가 받죠.
물론 반도체 공정엔 깨끗한 물이 필수인데 이를 어디서 끌어오느냐(아마도 담수화?), 그리고 제조 역량을 가진 전문가를 유치할 수 있느냐(대만이나 한국에서 유치?)가 관건인데요. 결국 중요한 건 국가의 확고하고도 전폭적인 지원이 뒷받침되느냐이겠죠.
4.) 중국의 CXMT와 차이나머니의 힘
이렇게 정부가 온 힘을 다해 밀어주면 반도체 자립으로 갈 수 있을까요.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나라가 바로 중국입니다. 얼마 전인 11월 23일 중국 D램 반도체 제조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 약자로 CXMT가 DDR5 신제품을 내놔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는데요.
DDR5는 2020년 SK하이닉스가 처음 상용화했고, 현재로선 가장 최첨단 D램입니다. 중국 CXMT는 이 전 모델인 DDR4를 주력으로 하는 곳이죠. 프리미엄급이 아닌 범용 제품을 싸게, 가성비 좋게 만들어 파는 기업이고요. 작년부터 DDR5 칩을 내놓긴 했지만, 성능 면에서 한국 제품과 차이가 컸는데요.
이번에 CXMT가 8000Mbps 속도의 초고성능 DDR5를 선보인 거예요. 갑자기 기술 격차가 사라진 거죠. 물론 수율, 즉 정상 제품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가 관건이긴 하지만, 예상보다도 추격 속도가 훨씬 빠릅니다. 앞으로 양산 경험이 쌓이면서 기술이 성숙해진다면 상당한 위협이 될 수 있죠.
더욱 격화되는 반도체 전쟁
글로벌 분업화를 바탕으로 성장해 왔던 반도체 산업. 하지만 미·중 갈등과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분업화에 대한 믿음은 깨졌고, 각 나라가 ‘부활’과 ‘자립’을 외치며 제 살길 찾기에 나서는 양상입니다.
다시한번 요약하면
-반도체 제조업을 키우기 위한 쩐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대가 끊긴 미세 반도체 공정의 부활을 위해 반도체 연합군 라피더스를 2022년 출범시킨 데 이어, 2027년 두 번째 공장 착공을 최근 선언했죠. 반도체 제조를 경제 안보의 문제로 보기 때문입니다.
-반도체 제조의 불모지였던 인도도 육성에 대단히 적극적입니다. 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지원 덕분에 올해 말 드디어 첫 ‘메이드 인 인디아’ 칩을 생산할 수 있게 됐죠. 20세기 석유가 ‘검은색 금’이었다면 21세기 반도체는 ‘디지털 다이아몬드’입니다.
-UAE 역시 첨단 반도체 제조공장 유치를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중동의 반도체 제조 허브’가 되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깨끗한 물과 제조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중국은 최근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가 8000Mbps 최첨단 DDR5 칩을 선보이며 업계를 놀라게 했죠. 정부의 막대한 지원에 힘입어 단기간 성장한 중국 메모리 반도체 산업은 이제 IPO로 다시 한단계 도약할 전망입니다.
석유, 철강, 그리고 항후 100년의 미래경제의 승퍠를 좌우할 글로벌 반도체 전쟁의 승자는 어떻게 될까요
https://www.donga.com/news/Newslet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