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디바이드(Divide) 시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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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3 10:22 지비산업정보원본문
AI 디바이드(Divide) 시대- 어떻게 극볼할것인가?
(☞AI 디바이드(Divide·격차)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사람과 그러지 못하는 사람의 격차를 뜻한다.
"지식 풍부한 인턴 군대 거느린 격"...AI 잘 쓰는 자 '일 근육' 달랐다
AI는 '일 근육' 키우는 도핑과 같아...임금 격차 크게 벌어질 수도
미국 부동산 중개업자들 사이에선 요즘 “이제 챗GPT 없이 일하는 건 상상도 못 한다”는 말이 나온다. 아이오와주(州) 중개업자인 JJ 요하네스씨는 “최근 매물로 나온 방 4개짜리 주택에 대한 온라인 소개 글을 몇몇 키워드와 함께 챗GPT에 맡겼는데, 혼자서 썼더라면 1시간도 넘게 걸릴 글쓰기가 5초도 안 걸렸다”고 CNN에 말했다.
국내에서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업무는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법무 법인 린 박시영 변호사는 “사무실에서 업무 중일 땐 판례를 검색해 확인하곤 하지만, 급하게 이동하거나 시간이 촉박할 땐 퍼플릭시티 등 생성형 AI 검색 엔진을 종종 활용한다”며 “최근엔 임의 경매 관련 내용을 물었는데 관련 판례까지 줄줄 검색돼 초임 변호사의 리서치 수준과 엇비슷하다고 느꼈다”고 했다.
이처럼 AI를 능수능란하게 업무에 활용하는 AI 네이티브(원어민)가 늘면서 ‘디지털 디바이드’보다 더 무서운 ‘AI 디바이드’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 디바이드가 디지털 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 격차를 일컫듯, AI 디바이드는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 격차를 의미한다. 프레더릭 안실(Anseel) 호주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UNSW) 교수는 “AI는 마치 운동선수들의 약물 복용(도핑)처럼 ‘지식 근로자를 위한 도핑’이 되고 있다”며 “AI는 인력에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가져와,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AI를 활용했더니…25% 더 빠르게, 12% 더 많이
최근 직장에선 생성형 AI를 얼마나 능숙하게 다루느냐에 따라 보고서나 회의록을 몇 분 만에 뚝딱 만드는 사람과 몇 시간 동안 끙끙대는 사람으로 나뉜다. 외국계 기업의 PR 업무를 하는 최모(42)씨는 영어권 국가에서 18년 동안 살아 영어가 유창하지만 공식 영어 문건을 만들 땐 챗GPT와 AI 번역 프로그램 딥엘(DeepL)을 활용해 초안을 만든 뒤 수정·검토 역할만 한다. “AI로 영어 초안을 작성하면 한 2시간 걸리던 영어 원고 작성 업무를 한 30분 정도면 해치울 수 있어요.”
AI를 활용한 업무 효율성 향상은 통계치로도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9월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내놓은 보고서 ‘날카로운 기술적 경계를 넘어서: 지식 노동자 생산성과 품질에 미치는 AI 효과의 현장 실험적 증거 탐색’이 대표적 연구 사례다. 이 보고서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의 컨설턴트 758명을 대상으로 챗GPT4를 사용한 그룹과 사용하지 않은 그룹 사이 업무 차이를 계량해 냈다. 그 결과, 챗GPT4를 활용해 일을 한 측은 그러지 않은 집단보다 평균 12.2% 많이 작업을 해내고, 25.1% 더 빠르게 수행했다. 그만큼 생산성이 높았다는 뜻이다. 아울러 신제품 아이디어를 내는 과제는 AI를 활용한 쪽이 그러지 않은 동료들보다 42.5% 높은 품질의 결과물을 냈다고 평가받았다.
◇국내 직장인 “64%는 AI 업무에 활용 안 해”
하지만 국내 직장에서 AI 활용 문화는 아직 널리 퍼지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WEEKLY BIZ가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에 의뢰해 10~11일 이틀간 20~50대 직장인 1173명을 조사한 결과 ‘직장 업무에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를 활용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이는 3분의 1가량인 422명(36.0%)에 불과했다. ‘활용한 적 없다’는 응답은 751명(64.0%)이었다. 연령별로도 20대 직장인만 업무에서 AI 활용 비율이 47.6%로 거의 절반에 육박할 뿐, 30대(32.4%)·40대(34.3%)·50대(33.8%) 등 30~50대 직장인 중 ‘AI를 활용한다’는 응답은 30% 초반대에 머물렀다.
지난해 한국언론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20~50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챗GPT를 이용한다’는 비율은 32.8%에 그쳤고, 유료 이용자는 전체 응답자의 5% 수준에 불과했다.
여론조사 방식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해외 직장인들의 AI 활용도와 국내 직장인들의 AI 활용도 차이는 크게 벌어졌다. 글로벌 HR 서비스 기업인 아데코 그룹이 지난해 23국에서 직장인 3만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선 ‘직장에서 생성형 AI를 쓰고 있다’는 답변은 70%에 육박했다.
◇기업들, AI를 무기로
AI 격차는 개인뿐 아니라 기업 사이에서도 나타나는 추세다. 일부 기업은 이미 AI를 활용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회사들은 이미 매장 재고 관리나 의류 디자인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를 활발히 활용하고 있다. 아이스크림 회사 벤앤제리스는 AI 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설치해 식료품점 냉장고 이미지를 체크한 뒤 어떤 제품이 얼마나 부족한지 유통업체에 실시간으로 알린다. 벤앤제리스 모기업 유니레버의 캐서린 레이놀즈 대변인은 “AI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를 설치한 가게에선 가장 인기 있는 아이스크림 제품이 신속하게 보충됐기 때문에 매출이 13% 늘었다”고 밝혔다.
지역을 넘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 AI 디바이드도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선진국은 인구 고령화와 높은 인건비 등으로 AI 도입에 대한 필요가 높은 반면, 개도국은 디지털 기반 시설이 부족하고, 근로자 인건비도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 AI 도입에 대한 동기가 약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IMF 블로그에서 “저소득 국가 상당수는 AI 이점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 시설이나 숙련된 인력이 없어 (국가 사이) 불평등이 심해질 위험이 커진다”며 “국가는 포괄적 사회 안전망을 구축하고 (AI 기술에) 취약한 근로자를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조선경제 위크비즈 김성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