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혁신 58] 네덜란드의 교통안전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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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3-11 10:57 지비산업정보원본문
세계에서 가장 낮은 교통사고 사망률…네덜란드의 교통안전 혁신
미래도시의 교통 시스템은 가장 긴요한 혁신 요소 중 하나다. 기술을 활용한 교통수단 선진화가 주로 이야기되지만
그 이면에는 시민의 안전을 확보한다는 목표가 숨어 있다.
혁신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시민들의 안전한 삶이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시티랩이 최근 미국의 교통안전이 위기라고 지적하면서, 선진화된 교통안전 혁신의 모범 사례로 네덜란드를 지목해 미국과 네덜란드의 교통안전 상황을 비교 분석해 게재했다. 이는 최근 피트 부티지지 미 교통부 장관이 미국 교통사고 사망률을 ‘위기’라고 표현하며 사상 최초의 국가 도로안전 전략을 발표할 것이라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시티랩은 네덜란드가 지난 1970년에는 미국과 거의 비슷한 교통사고 사망률을 보였다가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사망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1970년 네덜란드에서는 100만 명당 245명의 교통사고 사망자가 발생, 미국의 100만 명당 257명과 거의 맞먹었다.
주행 마일당 사망자 수는 미국의 사망률이 훨씬 낮았다. 네덜란드와 미국의 도로 사정 등 인프라를 감안하면 네덜란드의 상황은 심각했다.
그러나 2019년, 네덜란드의 사망률은 100만 명당 34명으로 급감해 미국보다 70%나 낮아졌다.
놀라운 사실은 보행자의 교통사고 사망이다. 1970년 네덜란드 보행자의 교통사고 사망은 보행자 100만 명당 430명으로 100만 명당 200명이었던 차량 탑승자 사망보다 훨씬 많았다. 보행자가 더 위험했던 것이다. 미국의 경우 보행자가 600명, 차량 탑승자 240이었다.
그런데 오늘날 네덜란드에서 보행자와 차량 탑승자의 사망 위험은 100만 명당 23명으로 거의 동일하다.
미국에서 2019년 보행자 사망은 100만 명당 686명으로 차량 탑승자의 8배였다. 미국의 차량 탑승자 사망이 네덜란드의 어떤 형태의 보행자(보행자 및 자전거 탑승자 포함) 사망보다 훨씬 많다. 완전히 역전된 셈이다.
도대체 네덜란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블룸버그시티랩은 네덜란드의 교통안전을 위한 행동을 추적했다. 가장 먼저 주목한 것은 1970년대에 일어난 ‘아동살인 중지(Stop de Kindermoord) 캠페인과 함께 거리로 나온 시민들이다. 캠페인은 공무원들이 교통사고 사망자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도록 만드는 계기가 됐다. 활동가들도 거리의 안전한 역할과 기능을 환기시켰다.
안전과 쾌적한 생활을 위해 거리를 재구성하는 방법을 스스로 보여주었다.
풀뿌리부터 시작된 이런 움직임은 결국 거리의 설계, 예산 지원 및 도로 관리 방식을 바꾸어 새로운 규칙으로 성문화됐다.
새로운 규정에 따라 자전거 도로를 선명하게 색으로 구분하고 차도와 별개로 움직이도록 했다.
자전거 도로와 자동차의 속도를 제어하는 다양한 설계 변경이 이루어졌다.
네덜란드 거리는 총체적으로 자전거 운전자와 보행자가 정책을 주도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으로 전환됐다.
반면 미국에서는 이러한 아이디어가 체계적인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소수의 위치에서만 이러한 개념을 채택했으며 대부분 단편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재 교통안전시설편람(MUTCD: Manual of Uniform Traffic Control Devices)라는 정부 발행 문서는 불분명하고 관계 담당자들은 교통안전의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미국은 또한 충돌의 주요 원인으로 사용자들의 주의 산만에 초점을 맞추었다. 충돌 등 자동차 사고의 90% 이상이 운전자 실수로 인해 발생한다 것이다.
이 통계는 자율주행 기술을 추구하는 주요 근거로 작용했다. 오류가 발생하기 쉬운 운전자를 운전석에서 제거할 수 있다면 사망자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아이디어였다.
과연 자율주행 차량이 사망자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까. 불투명하다. 네덜란드는 자율주행 차량 없이도 교통사고 사망률을 획기적으로 낮추었다.
자율주행 기술에 수십억 달러가 투자되는 것과 비교할 때 네덜란드는 인간을 로봇으로 대체하지 않고도 매우 적은 비용으로 사망률을 떨어뜨렸다.
나아가 네덜란드는 더 깨끗한 공기, 더 조용하고 더 매력적인 도시, 인간 활동을 위한 더 많은 공간 및 더 적은 탄소 배출을 달성했다.
네덜란드가 스마트시티 선도국으로 인정받는 핵심 이유다.
블룸버그시티랩의 결론은 미국의 경우 보행자, 자전거 운전자 또는 차량 운전자와 같은 사용자가 자신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 스스로의 책임이라는 생각에 고정되어 있다고 진단하고 전체 교통 생태계를 상호작용 시스템으로 이해하는 솔루션을 찾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 매년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하는 열쇠라는 것이다.
출처 : 스마트시티투데이(http://www.smartcity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