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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의 여행, 소비자는 어떻게 달라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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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4 00:00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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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장기화는 여행의 근본적인 체질 변화를 일으키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전 세계의 인류가 서로 이동하고 교류하는 행위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 지금,  여행 소비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여행 및 다양한 여가 산업으로 빠르게 분산되고 있는 여행 소비자의 변화와 뉴노멀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진단을 세 가지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1. 작은 여행, 로컬 여행의 시대
 -불편해소·테마반영하는 기획력
-기획자이자 플랫폼으로서 역할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표준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은 사회에서, 여행은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을까? 최근에는 제한된 이동 거리 내에서 로컬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른바 ‘작은 여행’이 계속해서 심화하고 발전하고 있다. 근거리 여행, 로컬 여행이 활성화되는 세상에서는 소비자도 특정 분야에 있어서는 ‘동네 전문가’, 즉 생산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이 방문한 장소나 포토 스폿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밀레니얼 세대에게, 이미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는 희미해진 지 오래다. 

이러한 밀레니얼 세대의 특징을 반영한 도시여행 정보 플랫폼도 만들어졌다. 서울 지역정보 큐레이션 플랫폼, ‘진짜 서울’이다. 진짜 서울에서는 누구든 ‘서울 크리에이터’가 되어 테마별로 장소를 모으고 이를 게시하여 다른 이들에게 알릴 수 있다. 다시 말해 이 서비스에서는 자기만의 장소 리스트를 보유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로컬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여행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는 여행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관점의 역량이 필요해질 것이다. 

첫 번째로 필요한 역량은, 여행 소비자가 불편한 점을 콕 집어 해결해주는 여행의 기획력이다. 예를 들면 블랭크케이의 국내여행 브랜드 ‘소소여행’은 ‘소소하게 떠나는 감성 여행’을 표방한다. 이들이 선보이는 여행은 20대 뚜벅이 여행자의 불편함을 해소해 주는 ‘당일치기 버스로 떠나는 양양 여행’, 차가 있어도 운전으로 돌아볼 수 없는 맥주 양조장을 코스로 엮은 ‘강원도 브루어리 여행’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여행자의 타깃을 명확하게 정하면, 그들의 여행에서 대신 해결해줄 수 있는 ‘불편함’이 보인다. 

두 번째 역량은 여행 소비자가 실제로 원하는 여행의 테마를 상품에 반영할 수 있는 기획력이다.  앞서 사례를 든 여행상품의 공통점은 기존의 역사 유적이나 관광 명소가 아니라, 젊은 소비자들이 꼭 가보고 싶어 하는 장소를 취향과 테마별로 묶어서 만든 여행상품이라는 것이다. 20~40대의 강력한 여행 소비력을 갖춘 이들이 돈을 내고 꼭 가고 싶은 장소와 체험을 한데 묶어 여행상품으로 구성하는 역량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지역의 경험 상품을 일일이 찾아내어 구매하기가 여전히 어렵다. 따라서 여행사는 새롭게 탄생하는 로컬 투어와 교통수단 등을 결합하는 기획자이자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2. 빠르게 변화하는 여행 검색과 구매 절차
 -해외 OTA조차 찾을 이유 없어져
-무형의 콘텐츠 경쟁력 갖출 시점
최근 여행에서 체험이 대세가 되고, 코로나로 해외여행이 억압되면서 나타난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코로나 이전에는 익스피디아 계열과 같은 글로벌 OTA가 한국의 해외여행 예약을 점령하다시피 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코로나 이후 빠르게 국내여행 시장에 대응한 업체는 해외 OTA도 아니고 대형 여행사도 아닌, 투어 액티비티 플랫폼이다. 
마이리얼트립은 지난 몇 달간 국내 체험 상품을 늘리는 데 주력하여 약 2,000여개의 국내여행을 추가로 입점시켰다. 서비스의 메인 화면 또한 기성 여행사보다 빠르게 국내여행 위주로 개편했다. 이들이 판매하는 여행상품은 명소 코스 위주의 전통적인 여행과 다르다. 해녀들의 삶이 담긴 연극을 감상하며 갓 잡아 올린 신선한 해산물을 맛보는 제주 ‘해녀의 식탁’, 어쿠스틱 밴드와 함께 떠나는 음악 여행 등 해외에서도 경험하기 어려운 희소성 높은 여행이 많다. 비슷한 맥락에서 ‘프립(frip)’ 역시 폐 기차를 개조한 숙박 시설과 래프팅 체험을 결합한 영월 트레인 스테이 패키지 등 요즘 여행자들의 선호도를 십분 반영한 트렌디한 국내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원하는 여행 상품을 어떻게 찾아낼까? 이전과 달리 포털의 검색 결과는 광고와 정보를 구별하기 어려워졌고, 연령대가 낮고 스마트 기기 활용 능력이 높은 소비자들은 포털보다는 소셜미디어 검색을 통해 빠르게 원하는 정보를 찾아낸다. 특히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 검색으로 손쉽게 여행 정보를 획득하는 Z세대는 이제 특정 플랫폼조차 거치지 않고, 원하는 경험을 개별적으로 찾아내어 업체 계정의 프로필 링크나 심지어 다이렉트 메시지로도 손쉽게 예약할 수 있다. 따라서 이전보다도 소셜미디어를 통한 마케팅과 소비자 커뮤니케이션은 훨씬 더 중요해지고 있다. 

여행상품의 최종 예약과 결제는 네이버 예약이 단연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소비자가 네이버 지도에서 해당 업체를 찾아내는 즉시 네이버 예약 기능을 통해 여행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소셜미디어로 여행정보를 찾고 네이버로 예약하는 요즘 여행자들에게는, 원하는 상품을 단독으로 팔거나 저렴한 가격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특정 OTA조차도 굳이 찾을 이유가 없어졌다. 결국 여행상품 공급자는 여러 플랫폼을 적시적소에 활용하면서 기획력을 발휘하고, 기존의 영역 너머에서 무형의 콘텐츠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시점이다.

 3. 지속가능성을 중요시하는 여행 소비자의 등장
-환경·기후·평등 …‘프로마드’
-Z세대의 중요가치에도 주목
독일의 호텔 연합인 디자인호텔스(Design Hotels)는 2020~2030년의 여행 소비를 예측하는 1년간의 연구에서 프로마드(Promad)라는 미래 소비자를 도출해냈다. 프로마드라는 단어는 사전에는 없는 신조어로, 급진적인 유목민(Progressive nomad)을 뜻한다. 프로마드는 무분별한 소비로서의 여행이 아니라 여행의 목적을 명확히 정립하고 사회 문제와 지속가능성에 관심이 높은 여행자를 뜻한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이 선택한 호텔이나 여행상품이 지역 사회에 기여를 하는지, 환경 파괴에 일조하는 건 아닌지 이전보다 더 깊은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 

특히나 밀레니얼과 Z세대는 기후 변화와 성 평등, 채식, 오버 투어리즘 등 전 지구적인 사회 문제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현상이 연령대가 낮으면 낮을수록 뚜렷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미 세계 여행업계에서는 이러한 소비 변화에 대처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2019년에 어드벤처 여행 회사인 인트러피드 트래블(Intrepid Travel)은 채식 여행상품을 선보였다. 태국과 인도, 이탈리아 등의 미식 여행지를 육류와 유제품이 배제된 채식 식당 중심으로만 여행하고, 숙박 역시 친환경 별장을 선택한다. 중국도 2019년부터 상하이의 모든 호텔에 일회용품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친환경 호텔을 건설하는 등 지속가능성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업계의 자정작용이기도 하지만, 소비자의 변화에 발맞추고 리드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또한 비교적 환경 친화적인 웰니스 여행의 성장을 이끌고 있는 소비자 역시 Z세대(18~24세)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신적인 휴식을 돕는 웰니스 여행은 코로나 사태를 맞아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진 지금도 프립, 마이리얼트립 등의 여가 플랫폼에서 다양한 국내 프로그램을 선보이며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저서 <여행의 미래>에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중시하는 라이프스타일은 밀레니얼 세대를 지나 Z세대의 여행에도 중요한 가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에어비앤비에 따르면 Z세대에 속하는 18~24세의 웰니스 여행 예약은 2018년에 전년대비 80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에어비앤비 트립이 선보인 웰니스 여행 상품은 요가와 명상, 산림욕, 온천 등 비교적 환경 친화적이며 탄소발자국을 최소화하는 여행에 속한다.
코로나 사태와 엄청난 기후 변화를 동시에 맞닥뜨린 지금, 지속가능성은 전 산업에 걸쳐 소비자의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떠오를 것이다. 이제부터라도 여행업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여행 소비의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며,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새로운 기준을 여행 상품과 마케팅에 반영해야 할 시점이다. 소비자 역시 여행은 그 자체로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라는 점을 인식하고,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는 여행 기업과 상품을 선택하고 소비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여행업계 전체가 지금보다 좀더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글 히치하이커 김다영 대표
 출처 : 여행신문(http://www.travel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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